그룹명/자작시집

주름

시랑사랑 2016. 6. 14. 22:04

누가 구겨진 손바닥에

골진 운명이 새겨졌다 하는가

오르기 전 산길은 아득하더니

터덕터덕 산 넘어오니 그냥 허전하다

골짜기 하나 하나 건널 때마다

이마에 주름골 하나씩 패였을까

아무렇게나 저절로

흘러가고 만나고 얼크러진

노안 위의 검은 거미줄

그 주름골 따라 레코드 바늘을 올려놓으면

무슨 판소리 창 히나 들려오려나

"한 많은 인생살이 야속도 하다만~

한 오백년 사자는데 왠 성환가~"

 

눈물 한 동이

웃음 한 사발

이름 모르는 골짜기의 이름없는 들꽃에게

남겨놓고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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