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동창 송년회에서 한 친구와 이야기를 하다가 재미있는 내용이 있어 적어본다
그 친구는 큰 키에 다부진 체격과 약간 덜 멋진 레이건을 닮은 얼굴을 가지고 육십이 되는 나이에도 여성 편력이 대단한 친구이다
카사노바 못지않은 바람기와 여자를 꼬시는 실력이 탁월한 친구인데 최태민 목사 이야기 끝에 개신교인들이 자기들끼리만 어울리고 이기적 이라면서 모든 종교는 사이비라고 단정하는 것이었다
나는 그의 말이 옳고 그름을 떠나 종교의 사이비성을 자신있게 주장하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사실 종교를 어느 정도 깊이 알지 못하면 그렇게 자신있게 이야기 할 수는 없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자기는 종교는 없지만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말자" 는 모토를 가지고 산다고 했다
나는 저으기 놀라며 "어떻게 그렇게 종교의 속성을 잘 아느냐?" 고 반문 하였더니 그 친구는 자기 돌아가신 아버지가 장로였다고 말하면서 교회에 대해서 잘 안다고 덧붙이는 것이었다
나는 처음 듣는 친구의 가정사에 또 한 번 놀라면서 그 친구의 행태에 대해서 큰 모순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장로의 아들이라면 학생시절에 교회를 많이 다녔을 것이고 당구풍월이라고 십계명은 수없이 듣고 암기도 했을텐데 어떻게 수십년간 수많은 여자와 간음하며 또 그것을 친구들에게 자랑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리고 그 친구는 그런 간음이 남녀가 서로 좋아서 하는 '화간' 으로서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로 생각하지 않는 듯이 보였다
이것은 정말 모순적인 상황 이었다
그 친구의 건강한 육체와 여성편력은 장로의 아들로서 축복받은 것인가 아니면 타락한 장로의 아들인가
아버지가 믿었던 종교를 과감히 털어내 버리고 당당하게 인생을 쾌락하는 그 친구의 정체는 무엇인가
아마도 교회를 다니며 아버지 장로를 비롯해 교역자 등 어른들의 위선적이고 비겁한 종교적 행태를 접하고 생각이 변하지 않았을까 추측해 보지만 자세한 내력은 캐물을 수가 없었다
종교와 윤리와 철학이 무색해지는 오늘의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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