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아서
하늘을 찌른 주사바늘 같은
굴뚝에 오른다
주사바늘에서 찔끔 솟아 흐르는
눈물 같이
굴뚝의 구멍 벽에 붙어
하늘에, 땅에 외치고 있다
'살려 달라. 살고 싶다'
하늘은 하늘만 올려보고
땅은 땅만 내려볼 때
굴뚝의 허공은 좌절과 비굴에 먹히고
이내 죽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아진다
하늘 보다 땅이 더욱 사무치게 그리울 때
한 발만 내딛으면 땅 위로 걸을 것 같고
한 발맛 솟구치면 새 처럼 날을 것 같아
'가자 가자'
못견디게 유혹하는 철 없는 육신을
달래며 설득하며
자존심을 영혼을 품위를 지켜야 하는 하늘의 지옥
누가 도중에 내려오는 자들에게
비겁한 실패자라고 손가락질 할 것인가
비뚤어진 입으로 사악하게 비웃을 것인가
지옥에서 살아나온 사람들에게~
(쌍용자동차 김정욱 이창근 의 굴뚝투쟁 회고 기사를 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