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자작시집

자동차

시랑사랑 2012. 7. 2. 13:24

 

20세기에 만들어진 야수

달리는 소리는 천둥같이 시끄러워

길 위의 숫매미들 악을 쓰면서 암매미 찾고

여름 개구리 개굴개굴 박자와 리듬을 잃어버려

밤새 혼란스런 불협화음 울어대고

사람들은 집의 창문을 닫아 고립된 지가

이미 오래 전 몇십년이 되었다

 

운전대에 앉은 인간들도 야수가 된다

눈에서는 빛이 나오고 입에서는 욕이 쏟아진다 

잡아 먹지는 않지만

동물이든 사람이든 야수에 부딧치는

길 위의 비명횡사가 예삿일이 되었다

 

매연이라는 방귀는 지독하다

생태계를 서서히 목졸라 죽인다

나뭇잎은 누렇게 들떠 죽이고

사람이나 동물이나 폐에 구멍을 내어 죽인다

 

오늘도 수백만의 야수들이 길을 질주한다

사람들을 몇 마리씩 집어 삼킨 채

공룡같은 트럭 버스들이 땅을 흔들고

재규어 처럼 날랜 승용차들은 바람을 가르며

알수 없는 내일로 생각없이 신속하게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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