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자작시집

부채 바람

시랑사랑 2012. 7. 15. 20:09

 

북극이 녹아내린다

남극이 무너진다

 

여름이 더워서가 아니라

문명이 뿜어내는 냉기와 열기 때문에

가이아는 오한이 들고 열병이 나서

바닷물은 엘니뇨를 태평양에 수시로 흘린다

 

세상에 공짜 점심 없듯이

 

여름 한철 냉풍으로 싱싱할 때 실외기는 열풍으로 맹렬히 돌아가고

겨울 한철 난방으로 늘어질 때 지붕의 눈은 녹아 미끄러진다

 

문명은 시간을 먹고 젊어지고 강해지는데

가이아는 세월에 밀려 부서지고 약해진다

 

어디까지 살 수 있을까

북극의 백곰

남극의 팽귄

내 후손의 후손의 누구까지

 

스위치를 내려 실외기를 멈춘다

창문을 열고 부채 들어 바람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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