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자작시집

안면도

시랑사랑 2019. 5. 29. 23:13


한 여름 햇빛과 맞서는

구릿빛 사내처럼

바닷바람에 그을린

붉은 해송이


해마다

늘씬한 키를 늘리며

바다를 넘어 보는데

멀리 수평선은

부끄러워 뒷걸음 치고


해당화는 다소곳이 내려앉아

날마다 귀를 모으고

해변을 유혹하는

파도의 속삭임을 엿듣고 있다


해송숲을 헤치며 이어지는

가느다란 길은

무엇이 그리운지

아스라히 언덕을 넘어가는데


길을 따라가는 사람들은

아이들 처럼 작아져

마냥 동심에 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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