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자작시집

불일치

시랑사랑 2013. 4. 7. 21:51

 

젊음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싱그러운 육체와 빛나는 피부

검은 윤이 나는 머리결은 매혹스럽다

 

넘치는 힘은 세상이라도 들어 던질 듯 한데

청명한 목소리는 천사가 부러울 지경이다

 

그러나

젊음의 영혼은 얼마나 빈약한가

스스로는 세상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듯 하지만

꽃은 왜 피는지, 별은 왜 뜨는지

관심도 없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냥 자기들의 젊음이 당연한 것처럼

꽃은 의당 아름다운 것이라고 단정하며

거들떠 보지 않는다

 

늙음은 얼마나 쇄잔한 것인가

메마른 신체와 주름그늘 피부

하얀 머리털은 백기처럼 바람에 힘없이 흩날린다

 

발밑의 계단도 무거워 오르지 못하고

탁한 목소리와 둔한 귀는 소통을 방해한다

 

하지만

늙음 속에서도 영혼은 얼마나 풍요해지는가

세상의 모든 것들이 다시 새롭게 보이고

꽃은 눈물 겹고 별은 사랑스러워

보고 보고 또 보아도 싫지 않은 지경이 된다

 

모든 세상의 일들이 그냥 되지 않고

얼마나 많은 눈물과 사랑과 기도가 있어야

비로소 이루어지는지 조금은 알기 때문에

젊음이 부럽고 대견하고 아름다우면서도

어린 영혼이 한참 안타까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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