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가을의 낙엽을 썩히지 않고
긴 겨울을 동결 시킨 이유가 있었다
여름 장마비에
낙엽들 젖고 젖어 낙엽젖이 되고
흐르는 물줄기에 휩쓸리고 뭉개져서
흙 속에 파묻히고 뒤 섞여서
점점 흙이 되어가고 있었다
스스로 거름이 되어가고 있었다
긴 장마 걷어내고
한결 산뜻해진 해가 내비치면
과실나무 마다
온갖 열매들 봉긋하게 솟아 올라
한창 싱싱하게 생생하게 자라나고 있다
이 눈물나게 고마운
열매들의 여름 보양을 위하여
지난 겨울은 낙엽을 냉장고에 보관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