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자작시집

여름 낙엽

시랑사랑 2013. 7. 22. 21:16

 

 

지난 가을의 낙엽을 썩히지 않고

긴 겨울을 동결 시킨 이유가 있었다

 

여름 장마비에

낙엽들 젖고 젖어 낙엽젖이 되고

흐르는 물줄기에 휩쓸리고 뭉개져서

흙 속에 파묻히고 뒤 섞여서

점점 흙이 되어가고 있었다

스스로 거름이 되어가고 있었다

 

긴 장마 걷어내고

한결 산뜻해진 해가 내비치면

과실나무 마다

온갖 열매들 봉긋하게 솟아 올라

한창 싱싱하게 생생하게 자라나고 있다

 

이 눈물나게 고마운

열매들의 여름 보양을 위하여

지난 겨울은 낙엽을 냉장고에 보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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