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자작시집

나무

시랑사랑 2013. 8. 29. 21:38

 

 

비가 오면 그냥 비를 맞고

눈이 오면 그저 눈을 뒤집어 쓰는

대책 없는 목숨들이 있다

 

자기의 묶인 몸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햇볕이 비에 젖은 잎몸 말려주고

지나가는 바람이 눈무더기 흔들어 털어준다

 

그래도 그 목숨들

잎파리 끝마다 글썽이는 눈물 머금어

천지에 영롱한 초록빛 녹음 지펴내고

철마다 붉은 꽃 흐드러지게 피워낸다

 

그래도 그 목숨들

철따라 각양백과 열매를 한껏 맺어

세상의 가여운 목숨들을 배불리 먹여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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