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여
다음 생에는 귀한 사람으로 태어 나소서
극진한 귀인으로 탄생 하소서
나는 다음 생에
한 그루 나무로 태어나 당신을 섬기리다
당신이 세상에게 베풀었던
찬란한 꽃웃음
편안하고 시원한 그늘품
영혼까지 살찌웠던 과실들
쓰러져 베임을 당하여서는
의자가 되고 침대가 되고
집이 되어서
자식처럼 사람들 보듬어 안았으니
나는 나무가 되어
나무에게 받은 사랑 풀어내어
소담한 부끄러운 꽃을 피워내고
작은 해가림 이라도 되오리다
조촐한 성찬 바구니에 담긴 과실을 맺으리다
사람이 된 나무여
나무가 된 사람의 작은 보은을 받으소서
충분하고 충분하외다
사람 보다 더더욱 숭고한 나무들이여
사람이 되어 나무들의 섬김 받을 仁愛가
넘치고 또 넘치외다
변명 없이 한 곳을 목숨 다해 지키는 나무들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