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자작시집

불안

시랑사랑 2012. 7. 25. 14:54

 

행복이 불안한 때가 있었다

행복이 못 미더워

행복이 깨어질 것 같아

행복이 과분하여

행복이 날아가지 않도록

나는 짐짓 행복하지 않은 척 한다

 

마음 놓고 웃지 않고

눈치 보며 속으로만 웃음을 삼키며

나는 마치 심각한 척 한다

 

불행이 시샘하여 행복을 밀어내고

나를 불행의 샘에 빠뜨리지 못하도록

나는 원래부터 행복을 모르는 척 한다

내게 무슨 언감생심 행복이냐며

묘한 슬픈 얼굴을 한다

 

나에게는 언제나 행복은 없었다며

나는 항상 불행 속에 있었다며

괜히 고뇌스런 표정을 한다

 

어느 순간

행복은 완벽하게 등 뒤에 숨고

불행으로 변장한 내 얼굴은

체념과 외로움을 멋있게 연출한다

마침내 마음의 고향을 찾은 듯 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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